자파리 ::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인지 아벤타도르인지 따라가다 드리프트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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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간만에 제주로 놀러온 가칭 곤조형. 제주에서 맛있는것을 먹고 싶다고 해서 우리는 서귀포시에 있는 갈치구이 맛집을 가기로 했다.

  • 곤조형 특징: 집안 빵빵, 미국 유학파(그런데 영어쓰는 것은 와츠업맨 밖에 들은 적이 없음ㅋㅋ), 나르시시스트

때는 2015년 11월경. 오랜만에 서울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친해진 곤조형이 놀러온다길래 아버지차를 빌려 떠나기로 하였다. 공항에서 B.o.B의 Don't let me fall을 크게 틀고 베이스 빵빵 거리며 양아치 포스로 곤조형을 픽업.

곤조형: "와츠업맨~ 야 너무오랜만이다야~ 잘 지냈어?"

곤조형의 모습은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KOTRA 인턴시절에도 비싼 옷만 입어서 귀티나게 다니더니 회사원이 되니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래도 튀어나온 배를 어떻게 할 순 없지만 ㅋㅋㅋ

서귀포시 갈치구이 맛집으로 방향을 잡고 나서 차안에서 폭풍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인턴 생활이 끝나고도 수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동안 서로 궁금한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무역투자진흥공사 인턴 당시 곤조형은 미국사업부, 나는 일본사업부였다. 중간에 중국 사업부도 있었는데 인턴끼리 술도 마시고 6개월 가량 재밌고도 짧아서, 정직원이 못되서 아쉬웠던 소중한 기억이다.

공사의 근무 분위기라던가 직원의 능력 같은 것에 느끼는 점이 많았다. 그 경험은 지금도 나에게 어려울 일을 헤쳐가는데 좋은 토대가 되고 있다.

특히 부장급(팀장인지 뭔지 직책이 정확하게 기억은 안난다)의 경우 외국어 2개를 능통하게 할 정도의 능력이 기본 장착되어 있는 것에 지금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래서 직원들도 유학파가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지방대 출신이 별로 없다. 

그런 반면에 사람이 모든 것을 정통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직원 전체적인 능력을 봤을 때 언어적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전공 능력은 평균 수준이었던 것 같다. 무역 관련 정보 소개 등을 통해 수출입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보니 무엇보다도 해외 현지 업체들과 국내 업체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주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듯 하다.

즉 개인적인 직장평을 말하자면 언어능력만 2개 국어를 능통할 정도로 뛰어나다면 직장 내에서 승진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으며 큰 스트레스 없이 일하기 좋은 편이다.

인턴 생활 후 곤조형도 나도 취직을 했고 나는 결혼을 하고 곤조형은 여자친구와 진지하게 사귀는 중이었다.

한시간을 달려 도착한 갈치구이 맛집에서는 커다란 갈치가 나왔는데 제주도민인 나도 처음 먹어보는 사이즈였다. 집에서는 작은 갈치를 구워 먹으니까 말이다. 이런 사이즈의 갈치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식당 직원이 갈치 뼈를 발라주는데 신세계였다. 비싼만큼 값을 하는구나. 여행할 때 아니면 먹기 힘든 사이즈와 가격이다.

그리고 맛있게 먹고 돌아오는 길....이제부터 사건의 시작이다.

돌아오는 길. 제주에서 유명한 평화로를 타고 달리고 있었는데 비가 많이 내리고 나서인지 도로가 젖어 있었다.

시속 약 70킬로미터로 주행하고 있었는데 뭔가가 뒤에서 씽~~~~~(진짜 이런 소리가 났다)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대략 100킬로미터 정도 속도였던 것 같다.

필자: "어? 뭐지???"

곤조형: "야 람보르기니잖아 임마."

필자: "형 뻥까지 마. 제주에 람보르기니가 어디있어?"

곤조형: "진짜야 임마. 내가 봤어. 봤다니까?"

필자: "뭔가 슈퍼카 같긴 했는데 제주에서 람보르기니 본적 없는데~~~~?"

곤조형: "그럼 내가 뻥치냐? 어? 지금 내 눈깔 의심하냐? 형이 어~ @#$#@$ (자기자랑)"

필자: "그럼 뭐 저차도 신호등 걸릴테니 따라가보면 알겠지~"

우우웅~~~시속 70km 에서 80km로 올리고 약간 커브에서 차선을 변경하려고 핸들을 트는 순! 간!

슬립(미끄러지기) 시작....

(어! 시* x됬다.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우선 이 상황이 긴급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동시에 스티어링을 카운터 쳤다.

이것은 드리프트 기술인 카운터 스티어링.....살짝 오른쪽 커브에서 차량도 오른쪽으로 스핀하려고 했기 때문에 조향을 왼쪽으로 틀어서 차의 스핀을 막고 미끄러지게끔 하는 것이다. 필자는 알씨카의 수년간 경험으로 드리프트 시뮬레이션을 수십시간이간 연습했으므로 이정도는 비록 알씨카가 아니더라도 몸과 마음으로 익숙하게 알고 있었다.

정말 놀랍게도 알씨카의 드리프트 느낌과 흡사하게 차가 미끄러졌다. 정말 놀랍게도 알씨카와 똑같이 미끄러지기 시작하니까 조향이 하나도 안먹혔다.

(오? 오? 오? 카운터스티어링이 되네?? 이야!! 이제 살았나?? 우선 브레이크 잡지 말고...이럴때 브레이크 잡으면 x되지...)

그렇다. 드리프트 중에 브레이크를 밟으면 x되는 수가 있다. 갑자기 차량이 스핀되어 버리는 것이다. 고수가 아니면 절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지. 그래 지금 겁나 무섭지만 이정도는 통제할 수 있어!

곤조형: "야 x발 어? 어? @#$@! "

슬립되고 이렇게 많은 생각과 곤조형의 멘트까지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드리프트를 꽤 오래 했기 때문이다. 정말 길게 했다. 브레이크를 안잡았으니까...그런데 난관에 봉착했다.

일명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다.

Q. 이제 커브가 조금 심해집니다. 차량의 위치는 도로 정면을 향해 있지만 측면으로 슬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신의 선택은??

1. 악셀을 밟는다.

2. 브레이크를 밟는다.

3. 가만히 있는다.

필자는 3번을 선택 결과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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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빡친 곤조형 뒷목 잡고 있음 ㅋㅋ

가드레일에 차량 뒷쪽을 받아 버렸고 그대로 스핀하여 두바퀴정도 돌다가 방향 잡혀서 갓길에 정차.

사진에는 차량이 몇대 보이지만 사고 당시에 뒤에 따라오는 차량이 없어서 살았다.

사실 머리로는 정답을 알고 있었다. 악셀을 밟는 것이다.

알시카라면 수도 없이 연습했고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런데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그렇게 못하겠더라. 처음 드리프트를 실제로 해보는데 악셀 밟아서 코너를 이니셜D처럼 빠져나가면 나는 건담 뉴타입 같은 신인류지 사람이 아니다.

누구나 이니셜D같은 드리프트 게임을 해보고 나서 나는 운전을 잘해! 드리프트는 이렇게 하면 되지 하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나도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악셀을 밟았으면 아마도 차량을 건져서 멋지게 살았던가 죽었던가 둘중 하나겠지. 다행히 차는 폐차시킬 수준이 되었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정차하고 둘다 5초간 멍....)

필자: "형, 안다쳤어?"

곤조형: "어 괜찮은데? @#$@#$ 야 임마 너 다행인줄 알아. 나 죽으면 너 X되었을거야. (3대독자 어쩌구 저쩌구 같은 드립 나옴) ㅋㅋㅋ 아 진짜 어이없네. 너 이거 차 어떻게 할꺼야?"

(크윽 나 죽었다!!! 금방 살아났는데 다시 죽을것 같아!!! 아버지한테!!!)

나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필자: "아버지 여기 평화로 인데 빗길에 미끄러져서(절대 람보르기니 따라가다가 미끄러졌다고 말 못함) 사고가 났어요. 보험 저도 같이 들어 있죠?"

아버지: " 뭐? 어 너도 보험 들어 있지. 다치지는 않았고?"

필자: "네 다친 곳은 없는데 보험 불러서 견인해야 할 것 같아요. 보험사 알려주세요."

사고가 났다는 말에 놀라서 그런지 크게 추궁은 안하고 침착하게 보험사를 가르쳐주셨어요. 보험사에 전화해서 견인하고 차량수리비 1,000만원 나온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더 놀란건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보험가입 안되어 있다는 사실...

"아버지!!!!!!!!!!! 보험 가입 되어 있다면서요?????"

그렇게 아버지 차량은 폐차되어 이제는 옛 추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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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워프의 자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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