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타로카드 10. 운명의 수레바퀴 Wheel of fortune
나무와 그림들 Wood & Drawings 2020. 3. 7. 22:34 |1. 서론과 그동안의 작업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타로카드 시리즈는 우드버닝을 통해 가로 20cm 세로 20cm 정도 크기의 목판에 그림을 새겨넣어 제작되었습니다. 우드버닝은 파이로그라피(pyrography)라고도 불리는 장르이며 인두기로 나무 등을 태워가며 명암을 주어서 그리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림은 존경하는 아티스트인 눈사슴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지난번의 14번 절제카드 이후로 6개월 이상의 작업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컨셉 등 일반적인 작화를 만드는 방법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작품의 제조공정상 엄청난 시간과 집중력 노력이 들어가기에 1년에 1개라도 완성되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우선 안타까운 소식이 있습니다.
눈사슴님이 건강이 악화되어서 당분간 이정도 크기의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눈사슴님과 사는 지역이 달라 직접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몇몇 소식을 전해들어 이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정신적으로 힘든시기와 겹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건강까지 악화되었다는 소식에 타로카드 시리즈의 계속을 부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환기를 잘 시켜야 되는데 소홀히 한 것이 원인이 된 것 같다더군요.
한동안 회복할 때까지 작은 작품 위주로 작업할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빠른 회복을 바라겠습니다.
이번 작품의 넘버링은 10번이고 메이저 타로카드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유명한 운명의 수레바퀴 카드이다 보니 저도 기대가 컸고 눈사슴님도 최고의 작품을 위해 노력을 해 주셨습니다.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들과 다르게 최초로 인물이 빠지게 되었으며 기계적인 느낌이 가미된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이전에 켈틱드래곤 카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 주셨는지 용이 등장했습니다.
그럼 저랑 같이 천천히 감상을 해봅시다.
*이 글은 전문적인 화법이나 타로카드의 운용법을 설명하는 글이 아니며 다른 견해와 해석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2. CARD NO. 10 Wheel of fortune 운명의 수레바퀴
이 카드는 수레의 모양이 원인데서 불교적인 윤회, 계절의 순환, 순리와 같은 상징적 의미가 있으며 올라가고 내려오는 위치적 관계로 인생사의 모습과 비견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생노병사를 겪게 되는 것으로 운명의 굴레에 묶여 있게 마련이다.
1. 백룡, 흑룡, 왕관
백룡과 흑룡, 왕관은 전통적인 타로의 상징을 따르자면 성장하고 절정기, 정점을 맞이하며 늙어가거나 내려오는 하강기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백룡은 그림 우측에 있으며 달개를 달고 상승하는 모습이다. 관을 쓰고 있으며 뿔은 다섯개다.
음양오행설을 따르자면 떠오르는 태양과 같이 양의 기운에 가까운 것이며
오각의 뿔은 금,수,목,화,토의 오행이 순환하는 순리의 상징이기도 하며 깨달음의 연속과 총명한 두뇌의 표현이기도 하다.
날개는 다소 상처를 입은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이는 무엇이든 쉽게 되는 일은 없으며 노력과 희생이 필요함을 일깨워 준다.
또한 손발이 없는 것도 큰 특징인데 흑룡의 날카로운 손발과 비교되는 것이다.
백룡은 보다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 날개를 선택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숨겨 싸움을 피해야 한다면 흑룡은 노회하지만 윤기나는 비늘을 가지고 있으며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땐 언제든 결단할 수 있는 완숙함과 노련함, 기술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흑룡의 뒷발이 유난히 강조된 것은 운명에 거역하는 상징이기 때문일 것이다. 늙음을 거부하고 실패를 부정하고 법륜의 회전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림 상단의 왕관은 어떤 일의 정점, 권력, 성취를 나타내며 이러한 권위를 상징하는 칼은 바퀴 축을 찌르듯이 위치해 있다.
어떤 일이든 정점에 선다는 것은 극고의 인내와 단련이 필요한 것으로 외부에서 보이는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내면에 날카로운 칼이 심장을 겨냥해 있는 것과 같이 하루 하루가 목숨을 담보로 살고 있는 것과 같다.
포도와 같이 달콤한 과실을 맺기 위해 내 마음은 얼마만큼 날카로운 칼이 되어야 할지 돌아보아야 한다.
2. 바퀴의 모양과 중심축
바퀴의 모양은 외륜과 내륜으로 구분되어 있고 외륜은 8개의 바퀴살이, 내륜은 4개의 바퀴살이 붙어 있다. 그림의 중앙에는 바퀴의 중심축이 위치하고 있으며 토성처럼 고리가 선명한 행성 같은 것이 위치해 있다. 이는 구름에 둘러쌓여 있다. 바퀴의 가장 아래쪽 바퀴살은 나무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바퀴의 살이 8개인 것은 불교에서 법륜 또는 다르마차크라(Dharmachakra)라고 하는 것의 모양을 따 온 것 같다. 불교에서 부처가 설법하는 것을 바퀴를 굴린다하여 전법륜이라고 하고 있으며 8개의 살은 부처의 주요 가르침인 8정도(8가지 바른 길)를 뜻하는 것이다.
8정도는 윤리시험 보면 꼭 한문제씩 나와서 머리를 아프게 했던 기억이 있는데 한문으로 보기가 나오니까 맞히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영문으로 번역된 글을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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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나(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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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견(正見: Samma-ditthi; right view) : 올바른견해(시각,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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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유(正思惟: Samma-sankappa; right thought) : 올바른 의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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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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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어(正語: Samma-vaca; right speech) : 올바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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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업(正業: Samma-kammanta; right action) : 올바른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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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正命: Samma-ajiva; right livelihood) : 올바른 생활(생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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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디(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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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진(正精進: Samma-vayama; right effort) : 올바른 수고로움(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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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념(正念: Samma-sati; right mindfulness) : 올바른 알아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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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正定: Samma-samadhi; right concentration) : 올바른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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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내륜의 4개의 바퀴의 살은 4성제와 대입이 되는데 이 역시도 윤리 과목에서 필자를 괴롭혔던 일명 고집멸도(苦集滅道)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성제(四聖諦)는 네가지 높은 깨달음이라는 뜻으로 諦 살필제라는 비교적 어려운 한문을 쓰고 있다.
사성제의 첫째는 태어나는 것, 늙는 것, 병드는 것, 죽는 것,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 등을 포함하여, 존재한다는 것은 괴로움이라는 고성제이다.
둘째는 그 괴로움에는 원인이 있다는 것으로, 즐거움을 탐하고 추구하는 갈애, 살아남으려고 하는 갈애, 삶에서 떠나고자 하는 갈애 등이 바로 그 원인이라고 하는 집성제이다.
셋째는 괴로움은 완전히 멸할 수 있으며 괴로움을 없앤 상태가 해탈이라고 하는 멸성제이다.
넷째는 괴로움을 멸하기 위한 8가지의 바른 수행방법, 즉 8정도가 있다는 멸도성제이다.
또한 한편으로 네개의 살은 세상의 모든 물질이 불, 공기, 물, 흙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4원소설을 떠올리게도 한다.
4원소설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학설이며 그만큼 우리에게도 친숙한 개념이다.
불은 그림 좌측의 흑룡이 되며 바람은 날개 달린 백룡과 구름이, 흙은 그림 좌측 하단의 바위가, 물은 포도가 되겠다.
바퀴의 중심축은 고정되어 있고 고요하지만 끝없이 회전하는 것이다. 이는 내면에 위치한 마음과 같고 생과 사가 끝없이 순환하듯이 끝없는 번뇌와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3. 네 모퉁이의 모양
네 귀퉁이에는 구름과 바위가 표현되어 있는데 우측 상단과 하단의 귀퉁이는 약간 특이하게 표현이 되어 있어서 불이라고 해야할지 구름이라고 해야할지 애매하다.
우측하단의 모퉁이는 불의 표현에 가까운 것 같고 우측 상단은 후광이 비치는 구름의 표현에 가까운 것 같다.
4원소나 음양오행 등 세상의 구성물질 역할을 해주면서 여백이 거의 없는 꽉 들어찬 구성의 느낌을 주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4. 기계류의 모습
기계류는 기어와 배관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끈이 연결되기도 하고 구슬모양의 연결부속이 보이는 등,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다.
증기기관 같기도 하고 독특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그림의 중심이 되는 큰 바퀴와는 구름접촉식(롤러와 같은 것의 마찰력으로 바퀴를 돌리는) 접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어가 맞물리는 부분의 묘사는 없는데 의도된 것이라면 일의 우연성, 불확실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오행설의 의미에서는 금에 해당되는 사물이기도 하다.
5. 원근법
원근법은 일반적으로 1점 투시, 2점 투시, 색체 원근법(가까운 것은 선명하게 먼 것은 흐리게) 등의 기법이 있는데 이 그림에서 가장 두드러진 원근법은 이러한 것들보다는 한글프로그램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객체 맨앞으로 맨뒤로 같은 기능에 가깝다.
앞에 있는 물체는 뒤에 있는 물체를 가린다는 개념이다.
6. 넘버링의 표현 및 책
그림 하단의 펼쳐진 책에는 과학도서와 같이 글과 그림이 복잡하게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이며 받침대의 모양이 숫자 10을 로마숫자로 나타내고 있다.
책은 지식의 저장소이며 역사이다. 오늘 나의 삶은 어떤 글로 적어졌을까? 내일 나는 어떤 글을 새겨야 할까? 바른 시야를 가지고 바른 생각을 하자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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